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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딩은 ‘생존’을 위해 받는 것이 아니다-투자란 팀 채 曰
마이펩 조회수:131 추천수:0 118.32.175.173
2018-09-19 22:49:35
Tim Chae

팀 채(Tim Chae)는 500스타트업 한국 펀드 대표 파트너다. 500스타트업 미국 및 한국 펀드를 통해 초기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에는 OP.GG, PeopleFund, Lottery.com, Rachio, Dano, Finda, Spoon, 구글에 인수된 Famebit 등이 있다. 국내 스타트업 문화와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창업자들이 투자 유치에 대해 가장 흔히 배우는 것이 18~24개월 ‘런웨이(현재 수입과 지출을 고려해 파산할 때까지 기간)’를 염두에 두고 투자 유치를 하라는 것이다(직원수 증가 가능성 등을 고려해서). 이 조언을 따르면 실패는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기고’ 싶다면 조금 생각을 다르게 가져야 한다.

성공한 기업들은 12개월 단위로 자금을 마련하기보다 짧게 6개월 단위, 혹은 더 길게 하기도 한다.왜냐하면 예정보다 목표점에 빨리 도달하거나, 수익 증가 속도가 직원을 고용할 수 있는 속도보다 빨라 아예 투자유치를 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믿어라. 가끔 이런 일도 있다.)

18~24개월 런웨이 기간은 창업자들 사이에 마치 창업 교과서 첫 장에 나오는 것 만큼이나 흔해서 이런 충고가 존재하는 이유를 간과하는 것 같다. 성공의 길에서는 항상 이유가 중요하다.

스타트업은 적어도 아래 3가지 이유 중 하나에 해당하기 때문에 투자유치가 필요하다.

  1. 살아남기 위해서
  2. 기업의 성장을 위해(인원수 증가는 성장 자체가 아니라 성장하는 기업의 한 부분이어야 한다.)
  3. 경우에 따라서는 굴러들어온 돈이니까

슬랙(Slack)이나 우버(Uber)의 경우 사업 운영에 필요한 금액 이상으로 투자 제안이 들어와서 추가로 잉여 자금을 받은 셈이 됐다.

대부분의 초기 스타트업들이 투자유치를 하는 이유는 1)과 2가 어느  정도 섞여있다. 슬랙이나 우버와 같은 경우가 아니면 3)에는 해당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 창업자 스스로 그렇게 믿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3은 아니다.

투자자가 스타트업에 투자를 결정하는 데에는 3가지 이유가 있다.

  1. 투자가 스타트업의 현재 규모를 몇 배로 키워줄 수 있어서
  2. 투자자의 도움이 스타트업의 현재 규모를 몇 배로 키워줄 수 있어서
  3. 도움 없이도 미래에 스타트업이 현재 규모보다 몇 배로 커질 것이라 믿어서

이 세 가지 시나리오의 공통분모는 투자자들이 투자하는 이유는 확실하게 이익(profitable)이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창업자가 18~24개월 런웨이 기간을 위한 투자 유치를 목표로 삼고, 투자를 받고 싶은 뚜렷한 경영상의 목표 없이 투자자와 펀딩에 대해 논의한다면 투자자와 창업자 사이에 서로 다른 언어로 얘기를 나누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이런 태도는 투자자에게 ‘앞으로 2년 동안 당신에게서 생계에 필요한 월급을 받고 싶다. 기업이 2년 사이에 커지겠지만 확실하지는 않다’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투자자들은 스타트업의 생존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 아니고 번창을 위해 하는 것이다. 창업자로서 당신은 한 달 지출에 추가 직원 고용과 홍보 비용을 더해서 여기에 18~24를 곱해 필요한 자금 금액을 계산하는 버릇을 버려야 한다. 대신, 창업자로서 스타트업에 재정적으로 가능한 다음 목표지점이 무엇인지 정하고, 직원 고용과 마케팅 비용 등을 거꾸로 계산해야 한다. 그 다음에 30~50% 정도의 완충 지대를 두면 된다. 이렇게 할 때 ‘내가 향후 당신(투자자)이 원하는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현 시점에 당신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대화가 가능해진다.

재정적으로 가능한 목표지점은 다음 라운드 투자자들에게 전 라운드의 주된 위험은 이미 많은 부분 제거한 동시에, 기회는 많이 남아있다는 증거를 보여줄 수 있는 요소다.

벤처캐피탈리스트로서 필자는 이런 창업가들을 그만 만나고 싶다. “저희는 다음 라운드에서 ~~의 자금 유치를 하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는 현 라운드에서 ~규모의 자금 유치가 필요합니다. KPI를 달성하고, A, B, C를 입증하면 다음 라운드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성장률을 유지하려면 직원 ~명을 추가로 고용하고, 마케팅 비용이 추가로  것 같습니다. 현재 보수적으로 추정한 성장률을 감안하면 6~10개월에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보고, 여기에 30~50% 수준의 버퍼를 둔다면 ~억원 정도가 적당한 펀딩 규모라고 생각합니다.”

마련하고자 하는 펀딩 규모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추산했고 그 근거는 무엇인지는 매우 중요하다. 임의적인 런웨이 기간만 가지고 추산한 액수는 정작 가장 중요한 성공 시나리오가 배제돼 있다. 그 안에는 그저 생존 시나리오만 있을 뿐이다. 

생존 시나리오가 정한 목표지점은 성공 시나리오보다 쉬울 것이 분명하다. 슬슬 걸어가서 그 지점에는 도달하지만그 이후가 문제다. 필요없는데 돈을 써버려서 이보다 멀리 나가지 못할 수도 있다. 당장 통장에 돈이 있으니 직원수를 늘리고, 마케팅 비용을 늘리는 등 장기적으로 찬찬히 해나가도 될 것들에 당장 주머니에 가진 돈을 써버리는 식이다. 돈이 많으면 더 많이 쓰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다음 라운드 때 어떤 목표점을 정해야 투자자의 흥미를 끌 수 있는지 생각하고, 거꾸로 계산해서 정확한 금액을 산출하고 그것을 시간적인 관점으로 어떻게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그렇게 하면 투자 유치도 더 빠르게 하고, 비즈니스적으로도 더욱 효율적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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